이번주 내내 엉망이었다. 회사 일은 엄청나게 많은데 집에 오면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씻고 먹고 잤다. 청소나 빨래도 못했고 설거지와 분리수거도 쌓여만 갔다. 어느 순간 집안꼴이 엉망진창이 되어 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건 바로 현재 내 멘탈 상태와 같았다.

예전에 어디선가 봤는데, 알콜의존센터의 직원이 알콜치료를 받고 퇴소하는 환자들에게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저는 언제 다시 술을 마셔도 될까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식물을 키워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몇주가 지나고, 몇달이 지났을 때 그 식물이 말라죽거나 병충해를 당해서 죽어있지 않고 싱싱하게 잘 관리되어 있다면 그때는 알콜중독 치료가 잘 되고 있다는 거다.

다행히도 나에겐 반려식물도 반려동물도 없다. 만약 있었다면 아마 다 말라죽었을 것이다.
몸무게를 재보니 세상에... 3kg이나 빠졌다. 아무 운동도 안하고 식단관리도 안했는데...
입맛이 통 없어서 평소보다 먹는 양이 줄긴 했지... 역시 다이어트 중 최고는 맘고생이라니까...

아직도 맘고생도 몸고생도 끝나지 않았지만, 계속 이렇게 엉망인 상태를 놔둘수는 없다.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도 돌리고, 개고, 널고....
쓰레기봉투도 버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했다.
미루지 말자는 마음으로...
엄청나게 깨끗해지는 건 아니지만 숙제 하나는 끝낸 기분이다.
빨리 9월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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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다같이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다시 웃으면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그렇게 믿어야만 한다.
희망을 잃지 않는데도 끈기와 지구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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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던 세상의 모든 딸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왜 그렇게밖에 못사나 싶었던 바보 같은 엄마의 가장 큰 업적이 자식이었다는 걸 깨달았을때 또 얼마나 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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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x-dWuXw37KE?si=Ocz44nPOIa7FzChV


요즘 하는 드라마 중에 <손해보기 싫어서>라는 게 있다.
띄엄띄엄 봐서 재밌다 아니다 말할 단계는 아니긴 하지만, 첫 화에서부터 여주 캐릭터가 참 별로였다. 이렇게 매력없는 캐릭터가 또 있었나 싶다. (이건 캐릭터를 말하는 거지, 신민아 배우를 말하는 건 아니다)
여주인공 손해영은 이름처럼 절대 손해보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나온다. 손해보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까만은 손해영은 "극도로" 손해보는 걸 싫어한다. 전남친들과 헤어진 이유도 결국 손해보기 싫어서였다.
전남친이 결혼한다고 해서 갔다가 양다리인 걸 알게 되었다. 손해영은 그런 놈에게 축의금 3십만원이나 했다는 게 너무 아까워서 굳이 다시 돌려달라고 한다. 그러자 전남친은 손해영이 결혼하면 돌려준다고 한다. 그래서 손해영은 급하게 신랑을 구하게 되는 게 첫회의 주요내용이었다. (그 외에 결혼하면 받게 되는 회사 복지도 급결혼의 이유였다. 결혼 안하면 손해니까...)
근데 난 손해영이 별로 정이 안간다. 아니, 살다보면 손해도 좀 보고 그러는 거지... 어떻게 손해를 1도 안보고 살아. 그렇게 아등바등 손해안보려고 결혼까지 하는 게 ... 말이 되나.. 아니, 그것보다는 꼴보기 싫다고 해야 하는 게 더 맞겠다.
나도 손해보기 싫다고 생각할 때 많다. 억울하다고 느낄 때 많다.
내가 왜 회사 동료의 실수에 같이 책임져야 하나, 내가 왜 죄송하다고 해야 하나, 같은 월급 받는데 왜 내가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나...
이런 생각들이 줄줄이 엮다보면 나 자신이 치졸해지는 걸 느낀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살면서 한번도 남의 덕을 본 적이 없었을까, 그게 운이 좋아서였든 상대방의 배려였든간에 나도 분명 누군가의 희생 덕분에 덕을 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 분명히 있다.
그리고 더 분명한 건, 손해영 같은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은 적도 많다는 것이다. (그때마다 결국 손해영 같은 사람이 원하는대로 해줬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만 손해를 보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손해를 봐도 상관없다.)
내가 손해본다고 느낄 때는 억울해하지 말고 그냥 손해를 보자. 어차피 나에게 선택지는 억울해하면서 손해를 감수하는 것과 그냥 받아들이면서 손해를 감수하는 것 둘 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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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나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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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었는데도 일주일 이상 기침을 한다.
잠을 잘 못잔다.
먹고 싶은 게 없다. 아니, 웬만하면 먹기가 싫다.
라면도 맛이 없다.

뉴스에서 교통사고 소식을 보면서 저기에 내가 있었더라면 생각한다.
그냥 눈물이 난다.
우는 내가 못나고 못마땅해서 더 눈물이 난다.

"무슨 일 있냐"는 물음에 대답을 잘 못하겠다
지금 내 상황을 설명을 못하겠다. 그저 좋지 않다는 것만 말할 뿐... 뭐가 문제인지 나도 잘 설명을 못하겠다.
몸이 아픈 건지 멘탈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아무 생각조차 안하고 싶다.

나는 지금 침몰 중이다....
바닥조차 보이지 않는 진흙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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