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기도(?)를 할 때가 있잖아
막 화가 나고, 억울하고, 왜 나만! 왜 나한테만! 왜 이런 시련이 있는 건지, 견딜만큼의 시련만 준다고 하던데 이건 전혀 견딜만하지 않은데, 왜 나는 이렇게 나약한지 자책이 들고 그럴 때...
"확 다 망해버려라. 전쟁이 나든지.. 아니면 지진이나 태풍같은 천재지변으로 다 쓸어가든지, 아니면 다시 빙하기라고 와서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다."
그런 저주와 악담을 아무데나 퍼부으며 울고 소리지르고 발악한 적이 있었잖아.
그래, 내가 그랬었어. 그렇게 발작을 일으키듯 분노와 자책을 반복하며 세상 멸망을 기다리던 때가 있었어.
근데 요즘 그 기도 아닌 기도가 응답받고 있나 봐.
아니면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꾸준히 기도를 하고 있었나 봐.
세상이 망해가는 것 같아.
우리나라는 초저출산으로 소멸해가고 있고, 남북관계는 휴전 이후 최악에, 이틀에 한번씩 오물풍선이 날라오고...
먼나라 이웃나라에서는 태풍이 오고, 물난리가 나고, 전쟁을 하고, 이상기후 때문에 농업과 축산업을 망치고...
그래서 물가가 오르고 실업률도 오르고 사람들은 무능한 정부에 화가 나있고 약탈을 일삼고...
세상 어디도 안전하고 평화롭지 않은 것 같아.
세상 멸망으로 가고 있어.

아... 하나님 평소엔 제 기도 잘 안들어주시면서 왜 이럴 때만 들어주시나요... ㅠㅠ
세상 망해버리라는 기도는 취소요. 저 말고도 이런 기도 한 사람이 많았다면 그 기도리스트에서 제 이름은 빼주세요. 전 취소요.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고, 특히 어린아이들을 보호해 주소서.
멸망 말고 평화를 구하오니 ... 평화... 그거 좀 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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