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분리수거를 하려고 나갔다.
한참 하고 있는데 다른 주민(아주머니)도 분리수거를 버리려고 나오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버리러 나오셨는 줄 알았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대로, 깡통은 깡통대로 버리고 있는데 경비 아저씨도 나오셔서 배출장소 주변을 정리하셨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가 경비 아저씨에게 그런다.
"병 몇개만 주워갈게요."
으응? 이게 뭔 소리? 주민들이 버린 걸 지금 가져간다고? 그것도 이렇게 대놓고?
그러더니 진짜로 소주병이나 맥주병을 꺼낸다.
경비 아저씨는 사람 좋게 "여기 이것도 가져가세요" 한다.
아이고 세상에, 말하는 걸 보니 한두번이 아니었나 보다.
나는 속으로만 기막혀 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대한 아주머니가 내 병을 주워가지 않게 천천히 배출했다.
아주머니가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는지 "그건 다른 분들이 주워가라고 놔둘게요." 그런다.
그러면서 "원래 이렇게 가져가는 거 도둑질하는 건데..." 한다.
그래! 잘 아시네?!
그러자 경비 아저씨가 그제서야 옳은 말을 하신다.
"원래 이거 모으면 1년에 2천만원이에요. 그걸로 주민들 관리비 경감되는 거에요."
아니, 그걸 아는 분들이 지금 병을 주워가고, 눈감아주고 그런다고? 하이고...
아주머니가 병을 주울만큼 줍고 자리를 뜨려하자 경비 아저씨는 또 사람 좋게 "다음에 또 주으러 나오세요." 하신다.
하아....
아주머니의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것까지는 나도 잘 모른다. 그래도 그렇지. 차라리 쓰레기로 버려진 병을 주우시지 왜 분리배출장에서 훔쳐가시냐고... 이게 맞냐고... 하아...
나는 빈곤노인이 되어도 저러지는 말아야지...
지금도 빈곤노인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 미래는 장담하는 거 아니지만... 그래도 추하게 늙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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